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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천상의 컬렉션 1편 - 강산무진도, 한글이 적혀있는 찻잔, 백제바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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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한상헌> 다시 돌아왔습니다! 천년의 예술!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을 선택하는 시간! 천상의 컬렉션! 지난 파일럿 방송 이후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살아남았습니다. 오늘부터 매주 여러분을 찾아뵙게 될 텐데요, 이 시간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세 개의 보물이 무대 위로 등장하게 됩니다. 여기 계시는 100분의 현장 평가단은 매력적인 세 호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이 보물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이 보물이야말로 진짜 보물이다!’ 확신이 서는 순간, 옆에 있는 불을 밝혀주시면 됩니다. 과연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에는 어떤 보물이 오르게 될까요? 지금 만나보시죠. 김수로>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조선에도 블록버스터가 있었습니다. 초대형 스케일에 제작기간만 2년. 아. 영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림입니다. 그림에 무슨 블록버스터가 있냐고요. 여기 있습니다. 이름 하여 <강산무진도>! 일단 길이가 무려 9미터! 제 뒤에 있는 비디오 월보다 더 길어요. 게다가 단순한 그림이 아닙니다. 그림 안에 스토리가 있어요. 고급 용어로 서사! 아시죠? 그러니 영화가 없던 시절, 이 그림을 봤던 선조들의 느낌, 어땠겠습니까.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요? 바로 이 영화의 감독, 아니, 그림의 화가가 누구? 조선의 숨겨진 천재 화가, 이인문입니다. 자 그럼 준비되셨나요? 개봉 박두! 조선 판 반지의 제왕,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지금 시작합니다! 대단하죠. 불은 이럴 때 누르시는 겁니다. 그런데 이거 어떻게 봤을까요? 이렇게 한 번에 펼쳐서? 걸어놓고? 9미터짜리 그림을? 아니죠.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족자처럼 펼쳐봤겠죠? 성인이 팔을 펴서 봤을 때의 길이가 대략 1미터. 그렇죠. 그래서 이인문은 약 1미터 간격으로 다른 이야기를 심어놓습니다. 이야기 계속 달라져요. 지루할 틈이 없게 말이죠. 지금 이 자세, 잘 기억하세요. 아, 팔 아프다. 호젓하게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거친 바위가 등장하고, 높은 산세와 웅장한 바위들이 뒤엉켜 휘몰아칩니다.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평화로운 마을로 마무리되죠.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합니다. <강산무진도>. 거장 이인문은 일흔 여섯의 나이에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과 에너지를 쏟아 조선 최고의 산수화를 완성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 단순한 산수화가 아닙니다. 그림 속 사람 보이십니까? 사람이 어딨냐고요? 그림 곳곳에 개미만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 보세요! 심심해서 다 한번 세 봤어요. 제가 찾은 인물만 약 360명이나 됩니다. 혹시 사람 더 찾은 분, 제보해주세요. 게다가 360 명의 사람들.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다들 분주해요. 뭔가 일을 하고 있어요. 짐 옮기고, 노 젓고, 물건 사고팔고, 험한 산길도 오르내립니다. 초가집 대신 기와집, 2층 이상의 건물, 도르래, 물레방아, 수레, 선박까지.. 신식 기술들도 대거 등장하고요. 묘사도 디테일해요. 그림을 뜯어보다 보니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강산무진도>를 그린 화가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분명 집요한 완벽주의자 같은데 말이죠. 여러분 김홍도 아시죠? 조선의 천재 화가. 그의 절친이 바로 이인문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림 공부도 같이했고요. 보통 천재는 서로를 알아본다고 하죠. 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라이벌이었지만 서로를 인정한 친구였죠. 김홍도가 그림을 그리면 이인문이 글을 써주고, 이인문이 그림을 그리면 김홍도가 글을 써주고.. 그런데 김홍도 그림이랑 비교해보면 서로 스타일이 달라요. 이인문의 그림이 엄격하고 꼼꼼하다면, 김홍도는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이에요. 스타일이 다른 이 두 사람을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정조 임금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을 활용한 방식이 좀 달랐어요. 김홍도는 말 그대로 리베로였죠. 시험도 안 보고 특채로 발탁, 정조 곁에서 왕의 주문 그림을 주로 그렸죠. 화원 시험도 다 면제였습니다. 그런데 이인문은 달랐어요. 차근차근 시험 보고 올라가 서른아홉에 도화서 최고 엘리트만 모인다는 자비대령화원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자비대령화원 업무 환경이 참 혹독합니다. 일단 1년에 시험을 4번 봅니다. 문제? 정조가 직접 냅니다. 채점? 정조가 직접 합니다. 점수? 모두 다 공개됩니다. 봉급? 철저히 성적순입니다. 하위 5퍼센트는 퇴사! 쫓겨납니다. 다행히 이인문은 ‘정조 스타일’이었어요. 시험에서 총 오십 번이나 1등을 했는데요. 관료들의 1차 채점에선 이인문이 꼴찌인데, 이게 정조에게 가면 딱, 순위가 바뀌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1등으로! 그만큼 이인문은 정조의 생각을 잘 알고 있던 겁니다. 정조가 죽은 뒤, 노(老)화가는 자신을 사랑하던 옛 군주를 그리워하며 필생의 역작을 그려냅니다. 그게 바로 <강산무진도>죠. 그런데 여러분, 잘 한번 보세요. 그림 속에 초가집은 없어요. 다 기와집이죠. 바퀴 달린 수레도 있고, 배도 백 척이 넘습니다. 19세기 조선 풍경 같나요? 아니죠. 이인문이 생각했던 풍요롭고 부강한 조선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정조가 죽고 조선의 기세가 서서히 기울던 무렵, 이인문은 정조를 떠올렸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꿈꾸던 유토피아를 그립니다. 흔히 생각하는, 신선들이 사는 현실 도피적 유토피아가 아니에요. <강산무진도> 속 유토피아는 백성들이 모두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대자연 속에서 성실히 일하며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평범한 중인으로 일생을 성실하게 살았던 이인문이 꿈꾸는 세상이기도 했겠죠. 다시 <강산무진도>를 천천히 떠올려 볼까요. 이 그림은 아름답고, 웅장하고, 경이로운 대자연을 그린 조선 최고의 산수홥니다. 하지만 이 그림의 진짜 주인공은 개미처럼 조그맣게 그려졌지만, 저마다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꾸준히 생을 이어가는 이름 없는 백성들입니다. 그림 속 진짜 주인공인 이름 없는 백성들이 평화롭게, 하지만 성실하게 만들어가는 세상, 그곳이 바로 이인문의 유토피아, <강산무진도>입니다. MC 한상헌>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사실 저도 오늘 처음 봤는데, 김수로 씨가 직접 제작, 기획한 한 편의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걸 실제로 꼭 한번 보고 싶은데, 다들 어떠셨어요? 홍경민> 그쵸? 그럼 아까 그 그림 한 번 볼까요? 실제와 똑같은 사이즈로 제작했어요. 박영진 씨 잠깐 도와주실래요? 자 가시죠. - 와~ 길다~ 길어~ - 저기! 나 잊은 거 아니지? 나 여기 있어~ - 와, 나 어디까지 가야 해? MC 한상헌> 와, 그림이 정말 기네요. 여러분들 우리 다 같이 나와서 한번 제대로 볼까요? 김수로> 지금 호스트 자리까지 나와서 뭐하시는 겁니까들 자, 자 다들 이제 들어갓! MC 한상헌> 그림 어땠어? 이기환> 나도 사실 이렇게 긴 그림은 처음 봐.. 박영진> 난 그림도 그림이지만 우리 무대 진짜 큰 것 같아~ 지주연> 그런데 이거 조선시대 그림 맞아? 흑백일 줄 알았는데 올 컬러야! 이다지> 그림이 파스텔 톤이야 색감이 너무 예뻐, 사람 옷까지 다 색칠돼 있는데 색깔 다 달라 홍경민> 나 아까 김수로 형 말 못 믿었는데.. 진짜 사람들 개미 만 해. 개미 같아!! 민재> 난 무슨 조선시대 ‘월리를 찾아라’ 인 줄 알았어 다니엘> 그러게 나무 사이에도 집 안, 산골짜기, 심지어 배에도 사람이 있네!! 저런 곳까지 사람이 있더라!! 박영진> 그림이 진짜 긴데, 이런 종이가 세상에 있나? 조선시대에 9미터나 되는 종이 어디서 구했을까? 이다지> 저게 종이가 아니라 비단이에요. 비단에 그림은 아무나 그리는 게 아니고, 궁중화원처럼 그림 좀 그리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 궁중화원들에게도 비단은 최상급 재료다. <강산무진도>는 이 값비싼 비단을 다섯 장이나 이어서 바탕을 만든 거예요. 다니엘> 서양에서는 보통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그걸 펼쳐놓고 보거든. 그런데 이걸 두루마리 형태로 봤다는 게 너무 기발하고 신기해 홍경민> 그런데 수로 형이 아까 이렇게 그림을 본다고 했잖아? 완전 신문 보는 자세 아냐? 아.. 그런데 이거 치명적인 단점이 있네, 나 벌써부터 팔이 아파~~ 민재> 두루마리 그림이니까 안 좋은 게. 재미없다? 그럼 탁! 던져 놓고 안 볼 것 같아.. 이렇게 길게 고생하서 그렸는데 안 보면 어떡하지? 지주연> 그러니까 악마의 편집 같은 기술을 쓰지 않았을까? 아까 보니까 그림이 정말 1미터 간격으로 달라지더라고. 그림체도, 그림 풍경도 다 달라서 나는 굉장히 호기심이 가던데? 계속 보게 되더라 이기환> 그렇지? 그래서 이인문이 대단한 거다. 지루하면 안 볼 테니까.. 극적 긴장 코드를 다 넣고, 시청자랑 밀당을 하는 거야 이래도 안 볼래? 이래도?? 그림 보는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 한 거야. 이런 건 웬만한 고수가 아니면 못하는 거지! 김수로> 여러분, <다빈치 코드>라는 영화 알지? 천재화가 다 빈치의 작품 속에 숨겨진 암호를 막 찾아 나서면서 교회의 비밀을 풀잖아? 그런데 말이야.. <강산무진도>에도 <다빈치 코드> 같은 게 있어! 이름하야 <이인문 코드>!! 박영진> 설마.. <다빈치 코드>처럼 무슨 충격적인 비밀이나 반전이 숨어 있는 건가? 다니엘> 미켈란젤로가 자기 작품에 얼굴을 그려 넣거든.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에도 몰래 자기를 그려.. 왜냐면 서양 종교화에는 화가의 서명을 남길 수 없어서 이런 편법을 쓴 건데.. 이인문도 그런 건 아닐까? 홍경민> 그럴 수도!! 아까 사람들 보니까 내 손톱보다도 작아, 1cm도 안 되는 것 같더라고? 사람은 사람인데 너무 작아서 나는 누가 누군지 구분도 안 되던데? 민재> 그럼, 저 사람들 중 한 명이 이인문일 수도 있겠네? 김수로> 자, 힌트 드립니다. 이인문의 호가 아주 길어요. 자그마치 일곱 글자!!! 고송유수관도인!! 바로 이게 힌트입니다. 지주연> 아! 알겠어요. 고송은 오래된 소나무란 뜻이잖아요. 아까 그림이 시작될 때 등장한 커다란 소나무가 사실 계속 기억이 나더라고요. 왜 저렇게 크게 그렸지 싶었는데, 오래된 소나무가 바로 이인문이 숨겨 놓은 코드구나! 박영진> 역시. 공부 많이 한 사람은 다르네~ 달라~ 김수로> 네. 맞습니다. 보면 흐르는 물도 많이 나오거든요. 고송유수관도인의 유수, 흐르는 물이란 뜻이잖아요. 이런 식으로 오래된 소나무와 흐르는 물, 고송과 유수를 곳곳에 넣어 놨어요. 박영진> 영화 시작할 때 감독 이름이 크게 나오는 거랑 비슷한 건가? 홍경민> 전 박진영씨가 생각나는데요. 노래 도입부에 ‘JYP!’ 이러잖아! 듣고 있나~ 이건 바로 박진영, JYP 노래! 이다지> 이인문의 그림들을 잘 보잖아? 소나무 그림에 그만의 특징이 있어. 소나무 맨 윗부분 있지? 마무리가 갈지(之)자 모양으로 되어 있거든 그리고 소나무를 그릴 때도 꼭 다섯 그루씩 그려 이게 완벽한 구도의 자랑하는 비밀 중 하나라더라고. 민재> 저희 그룹 이름이 소나무거든요.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그룹이 되자는 뜻의 소나무! 난 사실 이 그림 보자마자 소나무가 한 천 그루쯤 되는 것 같아서 너무 마음에 들었어, 그리고 사실 소나무 이렇게 많은 그림 처음 봐! 이기환> 소나무 그림은 조선천지에서 이인문이 최고라고 했어.. 정도로 소나무 그림은 따라올 자가 없었대 또 <강산무진도>는 “준법의 전시장”이라고도 불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산과 바위, 나무, 강과 마을 그리고 사람 자세히 봐봐.. 당시 미술사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기법 총망라! 당시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건 이인문뿐이라지! MC 한상헌> 그런데 사실 저는 오늘 굉장히 놀란 게 김홍도 이름이 등장할 때!! 이인문이 김홍도 친구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다들 아셨나요? 이다지> 이인문과 김홍도는 동갑내기에 출신도 비슷해 홍도네 집안은 대대로 역관, 인문이네 집안은 대대로 기술자, 둘 다 중인 출신이야~ 그리고 둘 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어 그래서 심사정이라고 같은 스승 밑에서 그림을 배우고, 스무 살 즈음에 도화서에도 같이 들어가! 이기환> 맞아요. 그런데 그 이후 두 사람의 행보가 확 달라져요. 김홍도는 스물아홉에 조선 최고의 화가들만 그린다는 영조의 어진을 그리거든요. 스물아홉에 조선 최고의 화가가 된 거야.. 그럼 이인문은? 차근차근 시험을 보고 한 계단씩 올라서 서른아홉에 왕의 화가가 돼 지주연> 김홍도가 진짜 어린 나이에 초고속 승진을 한 거네! 그에 비하면 이인문은 너무 늦게 빛을 본 거 아냐? 아니면 아주 묵묵하게 천천히 올라간 건가? 김수로> 맞아. 재미있는 게 이인문이 원래는 동물을 잘 그렸어 그런데 동물 그림이 시험엔 안 나오는 거야. 이인문이 단골 기출 문제를 쫙 뽑아봐. 그랬더니 고전 속 인물화나 산수화가 주로 출제되더래 그러니까 이인문은 죽어라 그 그림만 연습해~ 입시 미술을 죽어라 판 거죠.. 홍경민> 자신의 전공까지 바꾸고.. 무려 19년이나 걸려 왕의 화가가 된 거야? 하.. 이거 남 얘기 같지가 않네... 사실 나도 발라드 가수였거든 그런데 댄스가 대유행일 때가 있었거든 그래서 나도 장르를 바꾼 경험이 있어 민재> 그래도 이인문 대단해. 포기를 모르는 남자.. 멋져.. 어쨌든 끈기 있게 노력해서 왕의 화가가 된 거잖아? 이기환> 이인문의 끈기는 작품 활동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야. 이인문이 첫 아이를 마흔넷에 낳았어, 뭐 거의 늦둥이지? 그리고 6~7년 간격으로 아들을 다섯이나 낳았는데 다섯째를 예순 후반에 낳았대, 대단한 정력가야 - 예순이 넘어서 다섯째를? - 이거 사실이야? 거짓말! 못 믿겠는데? - 나는 왜 이렇게 부럽지? - 저게 가능하다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고 가네! - 76살에 저 강산무진도를 그렸다는 거 안 믿겼는데 이정도의 정력가라면 가능하네! 힘이 넘치잖아! 인정!! 이다지> 늦둥이도 늦둥이지만 정말 늦게 성공했지만 이인문은 대기만성 인물이었어 정조가 죽자 끈 떨어져서 불우한 말년의 김홍도.. 자비대령화원 시험을 보는 굴욕을 맞보지만 이인문은 정조 이후 순조 때까지 죽기 직전까지 왕의 화가로서 활동하거든 MC 한상헌> 정조! 왕이 사랑한 두 남자! 이인문과 김홍도 얘길 들으니까 나는 자꾸 천재 모차르트와 비운의 천재 살리에르가 생각이 나, 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경쟁은 안 했을까? 만일 내가 이인문이라면 김홍도가 엄청 부러웠을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때? 김수로> 이인문에게 김홍도는 질투의 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아. 뭐랄까. 나랑 장동건처럼? - 장동거언~~~~? 내가 아는 장동건 맞나? - 아니 이게 무슨 소리? 김수로> 아니 왜들 이래? 우리 같이 드라마도 하고 굉장히 친한 사이야~ 나이도 비슷하고, 외모도 그렇지! 나랑 동건이랑 용호상박이잖아? 우리는 서로 네가 최고~ 아니 형님이 최고~ 이렇게 인정하고 존중하는 그런 사이라고~~ - 와, 뭐지? 누가 김홍도? 누가 이인문? - 김홍도가 장동건? 이인문이 김수로? 김수로> 이 그림 한번 볼까? 이건 이인문이 그린 거고, 이건 김홍도가 그린 거야. 나는 낮을 그릴 테니 밤은 네가 그려라~ 서로 인정하지 않으면 같은 주제를 이렇게 사이좋게 나눠 그리진 못하지! 박영진> 나는 낮의 세계를 책임질게! 너는 밤의 세계를 책임져! 이런 건가? KBS는 내가 책임질테니 M사는 박성광에게 맡기는 거 같은 거지? 홍경민> 그런데 둘이 정말 다르긴 다르다.. 이인문의 그림은 전체 구도와 배경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김홍도의 그림은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네? 이다지> 이인문은 실제로도 김홍도가 인정한 유일한 라이벌이야. 산수화에서만큼은 이인문을 따를 수가 없다고 했어. 산수화는 이인문이 자기보다 한수 위라고 공공연한 자리에서 인정할 정도였으니까. 이기환> 실제 이인문, 김홍도 어릴 때부터 일단 친 했어 김홍도가 그림을 그리면 이인문이 글을 써주고, 이인문이 그림을 그리면 김홍도가 글을 써줄 정도로 두 사람의 사이는 매우 각별 했어. MC 한상헌> 알면 알수록 대단한 화가가 아닐 수 없네! 그런데 정말 미스터리야.. 김홍도가 인정한 라이벌인데! 어째서! 왜! 우리는 왜 이 대단한 화가를 몰랐을까? 홍경민> 그러니까요. 이런 천재를 우리가 왜 몰라본 거지? 김홍도는 누구나 다 아는 국민화가잖아? 그런데 그의 절친, 그의 라이벌 이인문이 이렇게나 알려지지 않은 게 놀라워. 난 오늘 이인문이란 이름, 처음 듣거든 그림이 너무 길어서 전시가 힘든가? 박영진> 그림이 얼마 안 남아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이다지>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게 이인문 그림은 꽤 남아있어. 아마 추측하건데 그림풍이 좀 중국풍이라는 편견 때문에 학자들에게 외면 받은 건 아닌가 싶어 민재> 어쩐지, 그림에 배, 수레, 나귀, 도르래, 높은 건물들이 제가 아는 조선의 느낌이 아니었어. 이기환> 당시 조선에는 배와 수레가 많지 않았어 하지만 배와 수레가 많은 곳은 백성들이 지극히 존경하고 사랑하는 성군의 통치가 이뤄지는 나라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어. 중국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백성에게 문명의 혜택을 주고자했던 왕이 꿈꾸는 조선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라고 볼 수 있지 지주연> 학교 다닐 때 조선 후기 그림 하면 자유분방한 화풍, 형식을 깬 그림이라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근데 이인문 그림 보면 뭔가 엄격하고 꽉 짜인 느낌이 들어. 그러니 조선 후기 미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김홍도의 그림이 더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김수로> 지금은 세상을 떠난 미술학자 오주석 선생님이 최고로 꼽은 그림이 바로 <강산무진도>였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이 그림을 계속 연구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어. 실제로 2010년 G20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 대표 보물 중 하나가 바로 <강산무진도>였어. 그림 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작품이더라고. 다니엘> 오주석 선생님 같은 사람이 독일에도 있었어 헤르만보스라는 미술사학잔데 이 사람이 프랑스의 ‘조르주 드 라투르’라는 화가를 세상에 처음 알렸거든 그의 <참회하는 마리아>라는 그림은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혀. 작품이 빛을 발하려면 시대를 잘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MC 한상헌> 맞아. 이런 숨은 보물들을 만날 수 있어 뜻 깊다. 실제로 강산무진도 전시는 일 년에 한 번 전시할까 말까라고 해 그림이 너무 길어서 전시 한 번 하려면 벽을 하나 통째로 내줘야 한 대. 개인적으로 이 그림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을 것 같아. 자, 그럼 마지막으로 김수로 씨가 준비한 <강산무진도> 최후의 한마디 들어볼까요? 김수로> 제가 처음 <강산무진도>를 봤을 땐 ‘이런 그림, 대체 왜 몰랐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림을 두 번, 세 번 볼수록 흙속에 묻혀 있는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더라고요.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라면? 지금! 버튼을 누르셔야 합니다. 산과 강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곳곳엔 개미만 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죠.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지금 우리와 무척 닮아 있지 않나요? 조선의 숨겨진 천재 화가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입니다! MC 한상헌> 이제 김수로 씨의 <이인문 강산무진도> 투표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김수로 씨,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들어가셔도 됩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박수 부탁드립니다. 아직 불을 끄시면 안 됩니다. 집계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네! 이제 집계가 모두 끝났습니다. 여러분, 이제는 불을 꺼주시면 됩니다. 중간 투표는 중복 투표가 가능하니까요. 뒤이어 두 번째, 세 번째 호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그 보물이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다시 또, 불을 밝혀주시면 됩니다. 자, 그럼 두 번째 호스트는 어떤 보물을 가지고 나왔을까요. 바로 만나 보시죠! * 최여진 - <한글 찻잔> 최여진> 도자기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나라가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깁니다. 대략 300년 전, 전 세계 왕실과 귀족들은 너도나도 일본 도자기 수집에 열을 올렸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요, 과거 독일에는 일본 도자기만 모아놓은 ‘일본궁’이 따로 있을 정도였대요. 가히 일본 도자기 신드롬 수준이었죠. 사실 도자기하면 우리나라도 빠지지 않잖아요? 고려청자, 달 항아리. 빼어난 자기가 많거든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조선 도자기를 알리지 못한 걸까요? 여기 한 번 보세요. 일본 도자기 문명의 출발점이 된 자깁니다. 좀 투박하죠? 이 중엔 일본 국보도 있어요. 앞서 봤던 그 화려한 자기들은 다 팔았지만 저 찻잔들은 마치 숭배하듯 모셔놨어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던 일본의 보물, 바로 이도 다완 입니다. 우리 서민들이 막걸리나, 국그릇으로 쓰던 막사발이랑 좀 비슷하죠? 그런데 저 다완들 사이에서 몇 년 전, 특이한 다완 하나가 발견됐어요. 크기나 모양은 다른 다완과 비슷해요. 그런데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찻잔에 글씨가 쓰여 있다는 사실. 그게 뭐가 특이하냐고요? 바로 일본어가 아니라 한글이 쓰인 찻잔이거든요. 아니, 일본에서 왜 한글이 쓰인 찻잔이 발견된 걸까요? 일단 글씨를 읽어볼게요. “개야 짖지 마라, 밤 사람이 모두 도둑인가? 조묵지 호고려님이 계신 곳에 다녀오겠노라. 그 개도 호고려 개로구나. 듣고 잠잠하노라.” 여기서 고려는 당시 조선을 의미한 건데요. 일본에 살았던 조선인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쓴 시 같지 않나요? 조선이 그리워 밤에 산책을 하는데 개가 짖으니 서러웠나 봐요. 또 여기 ‘호고려’란 말이 나오는데, 아마 일본인들이 조선 사람들을 ‘오랑캐 고려인’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불렀던 것 같아요. 이제 감이 오시나요? 맞습니다. 이 한글 찻잔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도공이 만든 겁니다. 한글 쓰인 찻잔,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 찻잔 안에 엄청난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기대되시죠? 그러면 지금 버튼을 누르셔도 좋습니다. “조선인 도공을 잡아들여라!”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이었죠. 실제로 수많은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갑니다. 왜 조선 도공에 집착했을까요? 당시 일본에서 도자기는 단순 예술품이 아녔습니다. 값비싼 재산이었죠. 도자기 한 개와 집 한 채를 맞바꿀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런 가운데 일본인의 눈을 사로잡은 게 조선 도자기였죠. 고려시대부터 조선 도공들의 기술은 유명했거든요. 원조 한류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혹자는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도자기 확보에 혈안이 돼있던 도요토미가 벌인 전쟁. 일본 영주들이 조선 도공을 대량으로 납치해간 사건인 거죠. 이 때 납치됐던 도공들은 낯선 땅에서 하염없이 도자기를 빚었습니다. 그 한탄을 담은 결과물이 바로 한글 찻잔입니다. 낯선 땅에서 도자기를 빚는 그 마음 어땠을까요. 고향 땅이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애매모호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일본에게 조선 도공은 고급 기술자였어요.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였죠. 그러니 대우가 어땠을까요? 놀라지 마세요, 조선인 도공에게 쌀도 주고 집도 줬어요. 신분도 높아졌죠. 도공을 사무라이 급으로 대우 해줬거든요. 심지어 800명 넘는 일본 도공을 내쫓고 그 자리에 조선 도공으로 채웠어요. 조선인 도공이 사는 마을이 따로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조선인 도공들이 일본 자기 문화에 한 획을 긋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일본 백자인데요, 사실 백자가 색을 내기 가장 어려운 도자기거든요, 하지만 조선인 도공의 원천 기술을 발판삼아 일본에서 이뤄낸 거죠. 참 묘한 기분이었을 겁니다. 정작 일본에 끌려오기 전, 조선에서의 삶은 참 비참했거든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굶어죽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벌이가 시원찮았습니다. 신분도 낮아 늘 무시당했을 겁니다. 여러분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집도 주고 쌀도 주며 조선인 도공 마을을 만들어주는 일본에 가서 조선을 그리워하며 사시겠어요? 아니면 비록 무시당하고 굶어죽어도 그리운 고향 땅에서 살겠습니까? 참 어려운 질문이죠? 지금으로 치면, 고급 인력과 원천 기술이 강제로 해외 유출된 셈이에요. 참 아이러니하죠? 그런데 더 기막힌 건 뒤바뀐 게 조선 도공의 신세만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일본은 조선 도공들이 빚은 화려한 도자기를 전 세계에 수출합니다. 유럽의 반응은 뜨거웠고요. 일본은 막대한 부를 축적합니다. 일본은 조선도공들이 만든 도자기를 팔아 종자돈을 만들고, 이 돈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합니다. 일제강점기의 기반도이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선 도공이 만든 도자기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부강해진 일본이 다시 조선을 지배한 셈입니다. 결국 이 모든 역사적 아이러니의 출발점이 바로 작은 도자기인 셈이죠. 참 슬프죠. 결국 일본의 찬란한 도자 문명은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 다시 한 번 시를 떠올려봅니다. 짖는 개를 보고 ‘저것도 고려개인가’라고 말할 정도이니, 아무리 대접이 좋았어도, 고향이 그립긴 그리웠을 겁니다. 경계인의 삶이었습니다. 조선에도, 일본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하지만 사실 일본에서 받은 그 어떤 대우도 고향, 가족, 친구에 대한 그리움에 비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도공이 남긴 저 시는 혼란한 역사 한 가운데 서서 모든 걸 감내해야했던 한 개인의 마지막 외침이 아니었을까요. 엇갈린 도공의 운명, 되돌리고 싶지만 되돌릴 수 없는 양국의 운명. 이 작은 찻잔은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역사적 비극을 지금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MC 한상헌> 와~ 최여진 씨에 남상일 선생님의 공연까지.. 도공의 힘들었던 심정이 더 잘 전달된 것 같네요. 판소리는 정말 생각도 못했거든요. 최여진> 도공의 이야기를 처음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거든요. 제가 느낀 이 감정과 이 분들의 사연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특별히 준비하게 됐어요. 홍경민> 남선생님의 애절한 판소리로 시를 들으니까 더 울컥했어요. 실제로 조선인 도공이 바다 보면서 혼자 저렇게 불렀을 것 같아요. 아 진짜 짠하네... 박영진> 근데 이게 도공 한 명 끌려간 걸로 끝난 게 아니잖아요! 인력에 도자기 기술까지 뺏기고... 그때 도자기 팔아 번 돈이 일본의 기반이 돼서 일제 강점기로 이어 졌다는 게 더 충격이야! 다니엘> 실제로 독일 츠빙거 궁전에 아우구스트 2세가 수집한 일본 도자기들 빽빽하게 전시되어 있거든요. 저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아름답거든요 그런데 그 도자기들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사실이 정말 놀랍네요. 지주연> 저 작고 소박한 찻잔에 이런 엄청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니..놀라워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요. 박영진> 그래서! 제가 여기 또 귀한 분 한 번 모셔 왔습니다. 다같이 우와~~~! 민 재> 오~ 이거 진짜예요? 최여진> 진짜는 아니고요, 제가 지금 이야기한 한글찻잔을 따라한 가품인데요, 실제 한글 찻잔과 크기며 질감까지 최대한 따라했어요. 홍경민> 오~ 생각보다 진짜 거칠거칠한데요? 우리가 이때까지 알던 곱고, 반지르르한 느낌의 도자기하고 전~혀 달라요. 민 재> 여기 보면 몸통이랑 밑바닥이랑 색깔도 달라요. 겉에 뭘 칠하다 말았나? 박영진> 일본인들 눈 피해서 남는 흙이랑 재료로 급하게 막 만든 거지. 그래서 매끈하지도 않고, 색도 고르지 않고. 그런 거 아니겠어?? 다니엘> 글자도 마치 매직으로 쓴 것처럼 선명해요. 제가 봐도 한 눈에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예요. 이기환> 당시 일본인들이 훔쳐간 건 조선인 도공들만이 아니에요. 조선에 있던 도자기들까지 가지고 갔거든요. 그런데 그 개수가 워낙 많아서 차마 배에 다 못 실었다고 해요. 그래서 바다에 도자기들을 버리고 갑니다. 그때 깨진 도자기 흔적이 아직까지 있어요. 민재> 아! 제 고향이 부산이거든요. 정말 그 깨진 도자기들이 있어요!! 그땐 저런 사연이 담긴 도자기들인 줄 몰랐는데... 오늘 알고 보니 가슴 아파요. 홍경민> 정말 우리 조선 도자기가 훌륭하긴 훌륭했나보네. 당시 조선에 있는 도자기들의 씨를 말리려고 한 거 아니에요? 속상합니다. 정말. MC 한상헌> 저는 가장 의아했던 건 이 한글 찻잔의 크기거든요. 찻잔이라고 치기에 좀 크지 않나 싶은데, 소나무 민재 씨 어떠셨어요? 민 재> 저도 그랬어요. 보면서 일본 사람들은 밥은 안 먹고 차만 마셨나? 싶던데요? 제 밥그릇도 저것보다 작을 것 같아요. 박영진> 에이, 그건 민재 양이 밥을 너무 적게 먹어서 그래. 딱 보면 견적 나오잖아요. 전날 술 한 잔 거하게 마시고 해장국 먹을 때! 딱 그 사이즈구만. 최여진> 다들 일본 사무라이, 아시죠? 당시 그들 사이에서는 다같이 모여 차를 마시는 차회가 유행했거든요. 홍경민> 아 영화에서 본 적 있어요! 사무라이들이 방에 쭉~일렬로 앉아 있는 거. 최여진> 맞아요! 그때 저 찻잔에 차를 타서 마셨어요. 저 한 잔을 쭉~돌려가면서! 지주연> 그런데 술이 아니라 차잖아요. 무슨 사발식을 한 것도 아니고, 왜 차를 그런 식으로 마셨지? 특이하네요. 이다지> 사실 당시에 일본 영주들끼리 전쟁을 많이 벌였거든요 차에 독을 타서 암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그러니까 독을 타지 않았다!고 하는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는 절차 같은 거죠. 박영진> 그런데 일본 권력자들 취향이 독특하네~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화려한 도자기들 많았을 텐데! 왜 하필 투박하게 생긴 저 막사발에 꽂힌 거예요?? 이기환> 도요토미의 차 예절을 가르친 사람이 바로 일본 차 문화를 만든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제일 중요하게 여긴 것이 소박함, 간소함! 이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조선인들의 막사발을 보고 ‘저거다!’ 싶었던 거죠. MC 한상헌> 잔인한 전쟁이 벌어진 가운데 포로로 끌려 간 건데 갑자기 조선인 도공들을 잘 대해 줬다는 게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문도 들던데... 홍경민 씨는 어떠셨어요? 홍경민> 그러니까요. 눈만 뜨면~ 빚어! 밥만 먹고 나면~ 빚어! 하고 24시간 동안 도자기만 빚었을 것 같은데... 진짜 좋은 대우를 받았다는 게 맞는 거예요? 최여진> 가끔 일본인들이 조선인 도공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해요. 그럼 일본 영주들이 직접 나섰죠. 조선인 도공을 괴롭힌 일본인의 가족까지도 처벌하겠다! 하고요. 결국 조선인 도공들의 신변까지 보호해 준거죠. 박영진> 아무리 잘해줘도 그렇지 고향이 그립지 않겠어? 다니엘은 한국에 제 발로 직접 왔어도 독일 가족들 보고 싶을 것 같은데? 다니엘> 저도 지금 고향 떠나온 지 *년째거든요. 가족 보고 싶을 때 저는 영상 통화라도 하는데... 박영진> 그 땐 영상통화가 뭐야~ 편지 하나 쓰지도 못했을 텐데! 얼마나 가족들이 보고 싶었겠어! 일본에서 붙잡고 안 보내준 게 아닐까? 지주연> 아니, 일본이 안 보내준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나서서 조선인 도공들을 데려왔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다지> 당시 조선에서 사절단을 파견했어요. 그래서 돌아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사실 그들을 위한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거죠. 대표적으로 ‘박수영’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고향으로 갔다가 일본의 첩자라는 의심을 받고 혹독한 고문을 받다가 사망한 경우까지 있었어요. 홍경민> 아니, 내가 좋아서 간 것도 아니고 돌아오라고 해서 돌아갔더니 오히려 위로는 못해줄망정 무슨 짓이래. 박영진> 와...그때가 진짜 헬조선 아니야? 한국에 가고 싶어도 먹고 살기 힘든데다가 심할 경우 억울한 누명 쓰고 목숨까지 잃을 판에 어떻게 돌아올 수 있었겠어? 다니엘> 제가 봤던 그 화려한 일본 도자기 컬렉션들이 조선의 도자기였을 수도 있는데... 정말 희대의 인력 유출 사건인 것 같아요. 박영진> 요즘도 별반 다르지 않아~ 제가 게임 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게임 업체들이 죄다 중국으로 나간대요. 왜? 한국에서 인정을 못 받으니까. 홍경민> 왜 보면 운동선수들도 보면 가끔 귀화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너무 화가 나는데!! 사실 어쩔 수 없이 다른 나라의 국기를 달고 경기를 하는 본인 마음이 가장 많이 아플 거예요. 조선인 도공처럼... 지주연> 궁금한 게 있는데, 그럼 저 찻잔도 도공들처럼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있는 건가요? 이기환> 다행히도 지난 2008년에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원래 일본의 한 수집가가 가지고 있었는데 그 분이 돌아가시기 전! 한국에 돌려주라고 유언으로 남기셨대요. 민 재> 오~그냥 일본 박물관에 기중하거나, 비싸다고 하니까 집안 가보로 물려줄 수도 있었을텐데, 큰 결심을 하신 것 같네요. 홍경민> 왜 우리가 말이 씨가 된다고 하잖아요. 이 찻잔에 쓴 시도 그렇게 이루어진게 아닐까요? 그 분의 찻잔이라도 고향으로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네요. MC 한상헌> 조선인 도공의 눈물이 담긴 한글 찻잔! 400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큰 것 같습니다. 패널 분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없으세요? 민 재> 임진왜란 하면 이순신장 장군만 생각했는데, 이제 돌아올 수 없었던 조선인 도공들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 같아요. 다니엘> 조선인 도공들이 많이 끌려간 과거는 안타깝지만. 여전히 외국인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 도자기들도 많거든요. 한국의 아름다운 도자기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홍경민> 사실 전쟁이 일어나면 문화재 약탈은 꼭 벌어지잖아요. 돌아온 이 찻잔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도는 보물들이 있잖아요. 그 보물에 대한 관심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박영진> 이 한글찻잔을 몰랐더라면 아마 평생 “도공들이 뭐 어쨌다고?” 하면서 살았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에요. MC 한상헌> 양국의 운명을 뒤바꿔 놓은 최여진 씨의 <한글 찻잔>이 과연 오늘 이 자리에 있는 현장평가단의 마음까지 바꿔 놓을 수 있을까요? 최여진 씨의 최후의 한 마디와 함께 여러분의 투표를 마감하겠습니다. 최여진> 오래 전부터 도자기를 빚어보고 싶었거든요. 이제 도자기를 빚게 되면 오늘 만난 이 도공의 심정이 먼저 떠오를 것 같은데요. 전 이 한글 찻잔 속에 담긴 건 이름 모를 조선인 도공 단 한 명의 눈물은 아닐 거라 생각하거든요. 아픈 역사가 또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찻잔에 담긴 진짜 의미를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요? MC 한상헌> 자, 여러분 지금까지 최여진 씨의 <한글 찻잔> 투표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멋진 무대 준비해주신 최여진 씨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박수 부탁드립니다. 아직 불을 끄시면 안 됩니다. 집계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네! 이제 집계가 모두 끝났습니다. 여러분, 이제는 불을 꺼주시면 됩니다. 중간 투표는 중복 투표가 가능하니까요. 뒤이어 다음 호스트의 이야기를 듣고, 그 보물이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다시 또, 불을 밝혀주시면 됩니다. 자, 그럼 다음 호스트는 어떤 보물을 가지고 나왔을까요. 바로 만나 보시죠! * 서경석 - <백제바둑판> 서경석> 여러분 혹시 고구려 마지막 왕 기억하십니까? 잘 모르시겠죠? 그렇다면 천년 신라를 끝장낸 왕 이름? 누구요? 김수로왕이요? 아니죠. 김수로왕은 가야 왕이고, 김수로 씨는 배우죠. 이렇게 고구려, 신라의 마지막왕은 잘 모르는데 이상하게도 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은 다 알아요. 왜냐하면 그의 이름 뒤엔 역사상 유례없는 끔찍한 사건이 따라다녔기 때문입니다. 궁녀의 집단 투신자살! 바로 삼천 궁녀죠.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 의심 없이 연결하게 되는 의자왕과 삼천궁녀 이야기! 과연 그건 사실일까요? 오늘 제가 소개할 보물은 바로 의자왕의 바둑판입니다. 목화자단기국, 일명 백제바둑판인데 세계 명품이란 명품은 모두 모아 완성한 ‘보물 바둑판’입니다. 바둑판, 무엇으로 만들었느냐? 귀하기로 유명한 스리랑카 산 자단나무로 만들었습니다. 바둑판 줄? 코끼리 상아로 한 줄 한 줄 새겼습니다. 옆면 테두리? 페르시아 스타일입니다. 풀과 낙타, 아라비아인... 보이시죠? 바둑돌은 어떤가... 이건 아예 ‘상아’로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이때는 알까기가 아니라 ‘상아까기’였던 거죠 색도 그냥 흑백이 아니라 빨간색과 남색으로 아름답게 물들이고 새 그림으로 장식했어요. 알을 담는 통은 어떨까요? 역시 화려합니다. 은 장식으로 코끼리가 그려져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여러분. 화려하죠? 이 바둑판 하나만 봐도 의자왕이 얼마나 백성을 외면한 채 호화롭고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가... 결국 나라를 망하게 만들고, 삼천 궁녀를 죽음으로 내 몰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으신가요? 그런데 그게 아니니까, 그게 사실이 아니니까 제가 이렇게 시작부터 힘을 주겠죠? 아주 흥미진진해지지 않습니까? 이제 집중해주십시오. 바로 이 바둑판에는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의자왕의 진짜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건 제가 지어낸 내용이 아닙니다. 삼국사기에 써있는 내용이에요. 의자왕은 사실 용감하고 예의바른 훌륭한 왕이었던 겁니다. 잘 안 믿기시죠? 자, 오늘의 보물 백제 바둑판 역시 의자왕의 누명을 벗겨줄 또 다른 증거입니다. 이 바둑판이 어딨냐면요. 일본 천황가의 보물창고에 있어요. 아~ 이거 또 뺏긴 건가? 아닙니다! 이건 우리가 직접 준 진짜 선물이었어요. 당시 백제와 가장 적대적이던 신라가 당나라와 급격히 가까워집니다. 그러자 의자왕은 일본과 잘 지내야겠단 생각을 한 겁니다. 일본에서 다음 대에 권력을 잡을 사람, 차기 총리 정도 되겠죠? 그 사람에게 이 바둑판을 선물한 겁니다. 그런데 왜 도자기나 보석이 아닌 바둑판이었을까? 생각해보세요. 그런 건 선물하면 그냥 끝이잖아요. 그런데 바둑판은? 요즘 비즈니스 한다하면 골프 치잖아요. 왜? 오랜 시간 같이 운동하면서 얘기도 할 수 있으니까. 바둑도 그렇죠. 바둑 두면서 얘기하고, 또 친해지고. 당시 의자왕 아들 중에 하나가 일본에 있었거든요. 백제바둑판 선물 받은 김에, 백제 왕자랑 바둑 한판 뒀겠죠. 한 수 놓고 백제 사정 얘기하고 한 수 놓고 신라 욕하고... 의자왕의 이 전략이 실제 효과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백제 바둑판을 선물 받은 차기 일본 정부는 친 백제 성향을 보입니다. 훗날 백제에 파병을 하며 부흥운동도 도왔거든요. 그러니까 이 바둑판은 나라를 살리기 위해 끝없이 고민했던 의자왕의 외교정치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인 겁니다. 의자왕은 이런 실리외교만 뛰어났던 게 아니에요. 전쟁도 참 잘 했어요. 20년 간 신라를 열 번 공격해서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둔 왕이 의자왕입니다. 특히 신라의 전략적 요충지인 대야성을 함락시킨 건 각종 시험에 단골로 출제되기도 합니다. 작년 9급 공무원 시험에도 보기의 하나로 나왔어요.. 공무원시험 하면 또 제가 전문가죠. 전투뿐만이 아닙니다. 의자왕은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왕이었어요. 죄수들 중에서 죽을죄가 아닌 경우에는 모두 용서한 적이 있을 정도였거든요. 의자왕이 당나라에 포로로 끌려가니까 백성들이 목 놓아 울면서 불렀다는 노래는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황스러우시죠? 우리가 알던 의자왕이랑 너무 다르죠? 그럼 내가 알고 있는 삼천 궁녀는 뭐지? 싶으실 거예요. 그건 문학적 표현의 와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문인들이 수가 많은 걸 문학적으로 표현할 때 ‘삼천’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고 해요. 왜냐하면 중국의 유명한 시인들이 수가 많은 걸 표현할 때 ‘삼천’을 상징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 당나라 시 ‘장한가’에 보면 ‘삼천궁녀’란 표현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중국 시인의 표현을 따라하면 유식해 보일까 싶었던 조선의 선비가 문학적으로 표현한 게 와전 된 게 아닐까... 그 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대중가요에 삼천 궁녀 이야기가 등장했는데 그 노래가 대히트를 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잘못된 역사가 국민들에게 주입된 거죠. 과학적, 수학적으로도 따져볼까요? 당시 백제 수도 사비성의 여성 성인 인구가 대략 만 오천 명이었는데... 삼천 명이면 그 중 20%예요. 성인 여성의 20%가 전부 국가직 공무원이다... 이게 말이 됩니까. 학교에서 조회 때 500명만 모여도 운동장 가득 찹니다. 근데 3천 명이 낙화암에서 뛰어내렸다? 실제 낙화암에 가 보면 3천 명은커녕 삼백 명도 서 있을 공간이 없어요. 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오면 뛰어내려야 됩니다. 자 이제 의자왕에 대한 오해는 좀 풀리셨을 텐데 그렇다면 이런 의자왕이 왜 백제를 지키지 못했을까요? 신라가 백제를 쳐들어왔을 때, 당나라가 신라를 그렇게까지 대대적으로 도울 줄은 몰랐던 거예요. 당나라 군사가 신라를 돕기 위해 오더라도 백제 위에는 고구려가 있기 때문에 육로로 내려올 린 만무했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와야 했기 때문에 기껏해야 수천의 군사정도일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당나라 소정방이 무려 13만 대군을 거느리고 백제를 치러 온 겁니다. 신라군 5만까지 더하면 18만이었던 거예요. 엄청난 규모의 나당연합군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거지요.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멸망한 나라의 군주였기에 의자왕에 대한 기록은 후대에 쓰여 졌고 상당 부분 왜곡 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둑판. 목화자단기국에는 의자왕의 진실이 새겨져 있습니다. 1400여 년 전! 꺼져가는 백제의 운명을 되살리기 위해 밤잠을 설쳤던 의자왕의 한 수는 결국 미생으로 마무리됐지만, 그의 의기만큼은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삼천 궁녀 의자왕이 아닙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왕, 백제 바둑판, 의자왕입니다. MC 한상헌> 아 오늘 백제 바둑판을 알게 된 것만 해도 놀라운데 의자왕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서경석 씨 늦은 밤까지 제작진과 쉴 새 없이 전화통화 하고 의견주시면서 ‘열공’ 하셨다고 들었어요. 서경석> 백제바둑판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역사의 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하에서 원통해 하고 계실 의자왕의 변호인이 됐단 심정으로 열심히 준비해봤습니다. 재밌어서 불 누르는 거 잊으신 건 아니시죠? 백제 바둑판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혹시 자단나무라고 들어보신 분? 바둑판 몸체가 자단으로 만들어졌는데 이게 아주 천천히 자란다고 하더라고요. 10년에 1cm 정도? 박영진> 10년에 1cm면 100년 동안 10cm... 이거 뭐 나무 자라는 거 기다리다 저 세상 가겠네요. 서경석> 자줏빛 색깔도 500년이 지나야 제대로 나오고 나무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목재로 쓸 수 있대요. 중국 황실에서도 아껴 사용하던 보물 중에 보물입니다. 그래서인지 바둑판을 실제로 본 사람들 말로는 아직도 원형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더라고요. 지주연> 전 솔직히 상아로 새긴 무늬들이 멋있다고 생각했지, 원목에 대해서는 생각 못했거든요. 나무 자체가 그냥 보물이었네요. 민재> 저는 신기한 게 사실 코끼리에요. 우리나라에 코끼리가 살지 않잖아요. 바둑알이랑 바둑판 줄무늬를 상아로 만들고 바둑판 보니까 코끼리도 보이고. 다니엘> 저도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바둑판 보니까 낙타, 코끼리, 악어까지 보이던데 옛날에 한국에는 낙타랑 악어도 코끼리도 살았나요? 이다지> 과거 한반도가 열대나, 사막기후였던 건 절대 아니고요. 백제가 교역한 나라들이 많았단 증거죠. 실제로 의자왕보다 앞선 왕이었던 무령왕의 능에서 인도 유리구슬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주연>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나라로만 생각했었는데 어떻게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한 거죠? 이기환> 백제가 배 만드는 기술과 항해술이 뛰어났어요. 배를 타고 캄보디아 지역으로 건너가 장사하고, 인도의 특산물을 일본 왕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홍경민> 아. 지금처럼 몇 천 년 전에도 다니엘 씨 같은 다른 국적 사람들이 한국을 드나들고 했던 거군요. 백제 항구는 이미 국제도시였던 거네요. 지금으로 치면 두바이나 홍콩 같은 건가? 박영진> 저는 옆에 장식들 보니까, 모델을 앞에 두고 제작한 거 같잖아요. 상인들이 교역하러 갔다가, 낙타나 코끼리 악어까지 아예 데리고 들어온 거 같아요. 말 대신 타려고~ 외제 차 한 대 구입한 거지. 서경석> 낙타, 악어, 코끼리뿐만이 아닙니다. 현실에 없는 상상의 동물들도 많이 새겨놓았어요. 이기환> 저 손잡이를 보시면요. 한쪽은 거북이 다른 쪽은 자라로 장식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서랍, 한쪽을 열면 상대편도 자동으로 열리게 장치를 해놨어요. 당시 백제의 기술이 총 집대성된거죠. 민재> 무슨 컴퓨터에 디스크 넣는 서랍 같아요. 야 1400년에 저런 게 가능하다니? 서경석> 제가 잠시 여러분의 상상력을 발휘할 시간 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건데, 이 바둑판이 신기한 게 손잡이가 왼쪽에 달려있어요. 왜 그랬을까요? 민재양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민재> 제 생각엔 의자왕이 왼손잡이 였던 게 아닐까요? 의자왕이 직접 전투에 많이 나갔다고 하셨잖아요. 전쟁하다 오른손을 다쳐서 왼손을 쓰는 거죠. 다니엘> 저는 의자왕이 아니라 이 바둑판을 선물 받은 사람이 왼손잡이였을 것 같은데요. 맞춤형 선물인거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직 당신만을 위한 바둑판. 박영진> 의자왕 섬세한 남자네~ 그 일본인이 진짜 왼손잡이었으면 효과가 상당했겠네요. 지주연> 외국 친구 한명이 호감이면 그 나라 전체가 좋아질 때 있잖아요. 예를 들어 다니엘 씨가 친절하고 젠틀하면 아 독일 사람들 다 친절하구나. 독일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듯이, 이 선물 받고 백제 전체에 호감을 갖게 되는 거죠. 서경석> 그러니까 그만큼 이 바둑판 보물 하나엔, 의자왕의 전략과 고민이 숨어있다는 거죠. 선물 받을 사람을 꼼꼼하게 분석까지 했을 정도로 말이죠. MC 한상헌> 전 지구상의 보물을 모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의자왕의 센스 있는 외교술까지 배울 수 있는 바둑판이었군요. 보면 볼수록 더욱 매력적인데, 직접 보고 싶습니다. 어딜 가면 볼 수 있죠? 서경석> 안타깝게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바둑판이 있는 곳은 일본 정창원입니다. 정창원 알고 계신 분? 박영진 씨 들어보신적 있나요? 박영진> 박물관 이름인가요? 이다지> 이 정창원이란 곳은 일본 황실가의 보물 창곱니다. 일반 박물관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없어요. 일 년에 딱 한번만, 그것도 유물 몇 개만 꺼내서 보여주거든요. 그때마다 유물 하나 공개할 때마다 근교 여관이 학자들로 꽉 찰 정도로 인기도 많아요. 서경석> 백제바둑판도 1940년대에 처음 공개했는데요. 우리나라도 이런 바둑판이 있다는 거 그때서야 알았다고 합니다. 아마 이걸 직접 본 한국인은 100명도 안 되지 않을까. 민재> 그럼 직접 일본 황실 보물창고에 가서 촬영하고 오신 거예요? 대단하네요. 서경석> 그렇죠. 근데 그럴 리 있겠습니까. 백제 한성박물관에 모사본이 있는데요. 그것도 오늘날의 기술로 재연하는데 제작기간 3년, 제작비만 2억이 넘었다고 합니다. 홍경민> 우와. 지금 만드는 데 그 정도면, 백제 시절에 저걸 만들 땐 얼마나 많은 물량이 투입됐을지... 와... 상상이 안 가네요. 지주연> 근데 저는 의자왕이 진짜 머리가 좋은 것 같아요. 바둑판을 선물했던 거. 친목을 다지는 스포츠... 이런 생각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기환> 사실 백제 사람들은 바둑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백제 사비성도 바둑판 모양으로 설계를 했다잖아요. 중국 기록에 백제 사람들이 바둑 두는 것을 가장 숭상한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홍경민> 생각해보니까, 조남철,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한국 바둑 1인자들이 다 호남출신! 백제의 후예잖아요. 민재> 우리가 그 바둑 좋아하는 피가 흘러서 그런가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롤... 다 잘하잖아요. 백제의 후손들이라 그런 건가. 박영진> 우리가 요즘 리니지폐인, 롤폐인이 있듯이 백제엔 바둑폐인도 있었던 거 아닐까요? 이다지> 맞습니다. 백제에 바둑폐인이 있었어요. 바둑을 너무 좋아해서 나라까지 말아먹은 왕도 있어요. 개로왕인데 바둑을 너무 좋아한다는 게 소문이 나자, 고구려 장수왕이 바둑 잘 두는 사람을 첩자로 보내요. 맞수를 만난 개로왕은 신나서 바둑만 두느라, 정사를 돌보지 않고 결국 고구려의 공격에 한강 유역을 내주고 말아요. 다니엘> 의자왕도 개로왕 이야기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백제의 뼈아픈 실패를 교훈 삼아 일본 외교에 역이용한 거죠. 박영진> 맞네. 바둑외교로 국운을 잃었으니 ‘바둑’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한 거 같은데. 이기환> 사실, 의자왕은 엄청난 전략가였거든요. 가잠성을 공격할 것처럼 거짓 첩보를 흘린 다음에 대야성을 공략하는 전술로 신라의 전략적 요충지를 빼앗기도 하죠. 굉장히 영리한 사람인데, 바둑판을 준 데에는 분명 의미가 있었을 겁니다. 민재> 드라마 ‘미생’의 명대사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라는 건 없다.” 절대 의미 없는 선물은 아닐 것 같아요. 다니엘> 서양에서 바둑과 비슷한 게 체스가 세계 역사를 바꿀만한 선물인적이 있었어요. 나폴레옹이 굉장한 체스 매니아였는데...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당했을 때 나폴레옹 추종자들이 체스판을 선물해줬대요. 근데, 그 체스판 구석에 유배지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써서 줬던 거죠. 박영진> 오 그래서 탈출했어요? 다니엘> 안타깝게 나폴레옹이 그걸 발견 못했대요. 그래서 말인데, 저 의자왕 바둑판 사이에도 뭔가 숨겨져 있을 것 같아요. 홍경민> 바둑판 서랍에 백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써서 숨겨둔 거지. 당나라에 침공 받았을 때 도와줄 수 있게 전략적 요새를 지도로 그려줬을 수도 있고, 그런데 일본사람들이 아직까지 발견 못한 거야! 박영진> 지금이라도 당장 일본에 가서 확인해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서경석> 저도 사실 많이 오해 했었는데 패널 분들은 의자왕에 대해서 기억하고 계셨나요? 민재> 저도 사실 삼천궁녀 이미지가 강해서 사치와 향락의 아이콘인줄만 알았거든요. 지주연> 맞아요. 여자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의자왕이라고 하잖아요. 박영진> 저 사실 생각한 게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이 노래에 뭐라고 돼 있습니까? 백결선생 떡방아~ 삼천궁녀 의자왕~ 황산벌의 계백! 맞서 싸운 관창! 제목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인데 뜬금없이 삼천궁녀 의자왕 이야기가 나와서 늘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홍경민> 그러니까. 다른 위인들은 좋은 내용인데, 의자왕만 삼천 궁녀야... 다니엘> 그러니까 한국에서 의자왕이란 이름은 ‘시 쓰느라 로마를 불태웠던 네로 황제’ 같이 쓰였군요. 이다지> 근데 여러분 의자왕 이름의 진짜 뜻이 뭔 줄 아세요? 홍경민> Chair man 아닌가요? 박영진> 맞아. 의자래서 나는 의자에 앉아서 놀기만 좋아하는 왕이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이다지> 의로울 의 사랑할 자 의롭고 자애로운 왕 이라는 뜻이에요. 전략가이자 정복왕이었던 의자왕은 온화한 정치로 민심을 얻기도 했습니다. 홍경민> 제가 알고 있던 의자왕이랑 완전히 다른데요. 서경석>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의자왕을 방탕한 군주로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이기환> 현존하는 삼국 관련 역사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삼국사기에 기록된 것들인데요. 삼국사기 자체가 통일신라 출신인 김부식이 기록한 것들이라 신라 위주의 왜곡된 시각이 담겨 있던 거죠. 그러다보니, 백제 의자왕의 안 좋은 면이 부각되었던 것 같고. 다니엘> 원래 역사라는 게 승리자에 의해 쓰여지고 남는 거잖아요. 패자에 대해선 나쁘게 기술하고. 지주연> 훗날 의자왕에 대한 기록을 쓰는 게 신라 출신 김부식. 그토록 집요하게 신라를 괴롭혀왔던 백제 의자왕이니까 의자왕을 악역으로 몰아간 게 아닐까 싶네요. 민재> 저희가 지금까지 의자왕 오해하고 살았네요. 박영진> 의자왕께 사과 말씀 올립니다.. 더불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가사 수정 요청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삼천궁녀 의자왕이 아니라 바둑요정 의자왕~ 홍경민> 외교천재 의자왕은 어때요~ 지주연> 그리고 생각해 보면, 백제의 왕으로서 최선을 다했던 한수, 바둑판이 남아 있기에 우리가 삼천궁녀 의자왕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네요. MC 한상헌> 뭔가 우리 삶에 있어서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그 수가 빛을 발한다는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배운 시간 같습니다. 그럼 이제, 서경석 씨가 소개한 백제바둑판. 최후의 한마디를 들어볼까요? 서경석> 요즘, 우리 국민 여러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실망스런 결과가 나오는 것에 많이 지치고 힘드셨을 거예요. 향락과 사치를 일삼아 백제를 멸망으로 이끈 줄 알았던 의자왕, 오늘 함께 진실을 파헤쳐보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셔서 많이 놀라셨죠. 그런데 아마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을 거예요. 이제는 우리 국민들에게 이런 기분 좋은 놀라움만 있길 바라봅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일국 왕의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한 동아시아 최고의 바둑판! 의자왕의 목화자단기국입니다! MC 한상헌> 이제 서경석 씨의 <백제바둑판> 투표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서경석 씨,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들어가셔도 됩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박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아직 불은 끄시면 안 됩니다. 집계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네! 이제 집계가 끝났습니다. 여러분, 이제 모두 불을 꺼주시면 됩니다.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 천상의 컬렉션! 자, 이제 호스트 세 분의 경연이 모두 끝났는데요. 김수로 씨의 이인문 강산무진도, 서경석 씨의 백제 바둑판, 최여진 씨의 한글 찻잔, 모두 다 잘 들었습니다. 이제 잠시 후엔 최종 투표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그 전에, 먼저, 패널과 현장평가단 100인이 선택한 중간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간 투표 결과! OOO의 OOOOO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아직까진 아슬아슬 합니다. 최종투표 결과가 더욱 중요해 졌습니다. 자, 이제 대단한 보물들 가운데 선택을 해주셔야만 합니다. 이번에는 중복 투표가 불가능하고요. 세 개 중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만 선택하셔야 합니다. 7명의 패널 분들은 마음의 결정 하셨나요? 현장 평가단 여러분, 마음의 준비는 되셨나요? 오늘 워낙 쟁쟁한 보물들이 올라와서 많이 고민되시겠지만... 이제는 마지막 결정을 하셔야 합니다. 자, 이제 최종 투표로 들어가도 되겠죠? 지금!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보물에 불을 밝혀주세요! 아직 100개의 불이 다 들어오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이제는 버튼을 눌러주셔야 합니다. 7명의 패널단은 선택 하셨나요? 자, 현장평가단 여러분 모두 누르셨습니까? 드디어! 100개의 불이 모두 들어왔습니다. 자, 이제 이 멋진 보물들을 소개해 준 세 분을 무대 위로 모셔볼까요. 호스트 세 분 나와주세요. 천상의 컬렉션! 이제 마지막 결과를 확인하는 시간만이 남아 있습니다. 과연 어떤 보물이 이 주 천상의 컬렉션에 오르게 될까요? 최종 결과 보여주세요! 오늘 천상의 컬렉션에는 호스트 OOO씨의 OOOO가 올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1등 하신 OOO 씨,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아쉽게도 이주의 천상의 컬렉션엔 오르지 못했지만 멋진 무대 준비해 주신 두 분의 소감도 들어봐야죠. 준비를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어떠셨나요?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패널 분들의 이야기도 안 들어 볼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OOO 씨 오늘 와서 직접 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은 치열한 경합 끝에! 000의 00000이 선정되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불을 밝혀 줄 단 하나의 보물! 단 하나의 이야기가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천상의 컬렉션이었습니다.
내용
한국 예술 천년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다. 수많은 세월을 지나 기적처럼 전해진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가치, 그에 얽힌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를 호스트의 생생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살펴보고, 현장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대한민국을 매혹시킬 단 하나의 보물을 선정한다.
I801:1612002-001-V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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