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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화재] 공방 순례 - 장인의 공방과 도구 '두석장 박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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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공방과 도구
 
구부리고 앉아 무쇠 조각과 싸우는 일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두석장(豆錫匠) 박문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공구가 개발되고 이에 따른 최첨단 기술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구와 기술이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명장(名匠)’이라 불릴 만한 장인은 예전처럼 많이 나오지 않는다. 왜일까. 도구는 장인의 몸이자 혼이다. 명장의 탄생은 결국 편리하고 예리한 도구가 아니라 그를 다루는 사람의 정신에 달려있다. 그리고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오늘도 묵묵히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장인의 공방과 도구들을 만나본다.

두석장 박문열

두석장 박문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쇠붙이와의 인연은 시작되었지만 전통 장석물의 기기묘묘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묵묵히 한길을 걷고 있으며, 후학 양성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장인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세상 가치에서 자유로운 정신으로 조상들의 전통을 되살리고 한 발 앞선 작품을 만드는 일을 고민해야 합니다.”

파주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 잡은 소박한 집 한 채. 이곳엔 작은 텃밭과 작업장이 있다. 박문열 두석장의 공방이다. 장인은 작업을 하다 힘이 들 때면 밭으로 나온다. 눈을 식히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그의 호 ‘심경(心耕)’은 마음밭을 갈고 닦는다는 뜻이다.

그의 작업은 그야말로 밭을 가는 일만큼 지루하고 꼼꼼해야 한다. 무쇠 판에 본을 떠서 망치와 작은 정으로 일일이 잘라낸다. 하루 종일 구부리고 앉아 무쇠 조각과 싸우는 일이다. 그러니 밭을 가는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어찌 버텨낼 수 있을까. 이렇게 밭일을 하다보면 예전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대부분의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스승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데에 비해 그는 거의 독학으로 기술을 갈고 닦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쇠붙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지만 전통 장석물의 기기묘묘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묵묵히 일하며 고된 시간을 감내해왔다.

초등학교 졸업 후 생계를 위해 주물공장에 들어가야 했고, 어른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일당이지만 잔업수당이라도 더 받기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 이때부터 40대 초반까지 장석공방과 가구공장에 다니며 기술을 익히거나, 자신의 공방을 차려 장석을 만들고 헌 가구를 수리하는 일을 반복했다. 쇠붙이와 가구를 만지는 시간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경제적인 형편은 좋아지지 않았고, 수리하려고 맡아 놓은 남의 가구를 화재로 다 잃는 등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두석장 도구

장석의 제작도구 ‘정’.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 만 번은 정질을 해야 하는 두석장에서 정은 가장 중요한 도구다. 날정과 함께 공근정, 걸침정, 평일정, 네모정, 못정, 골판정, 굴림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래도 오직 인내와 집념으로 희귀한 전통 금속기명을 전국으로 찾아다니며 독학으로 기술을 익혀 장석 관련 유물을 재현해 나갔다. 그의 작업은 종류나 범위에서도 광대하여 수백 가지의 자물쇠를 복원하고, 새로이 재현해 낸 건축물 장석에다 전통 목가구에 쓰이는 장석만도 부지기수다.

그의 장기는 비밀자물쇠와 숭숭이 반닫이 장석이다. 전통 자물쇠 복원에 심혈을 기울여오던 장인은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성을 입증하는 정교한 7단 자물쇠를 비롯한 전통 자물쇠 17가지의 재현으로 1993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전통 작업방식인 걸림정 기법으로 시우쇠를 일일이 정으로 쪼아 무늬를 투각시키는 숭숭이 반닫이 장석으로 1998년 전승공예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00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장인으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였다.

장석(裝錫)은 가구나 건조물에 붙여서 결합부분을 보강하거나,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물쇠 등 금속제 장식을 총칭하는 말로서 기능적 역할에 장식적인 효과를 가미한다. 두석장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황동(놋쇠)으로 장석을 만드는 전통적인 금속공예 장인으로 조선시대 공조(工曹)의 경공장(京工匠, 궁에 소속된 장인을 관리하는 부서) 속에 포함되었을 만큼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과거 장석은 그 자체가 완전한 하나의 물품이 되지 못하고 한갓 부품에 지나지 않아서 소목장의 주문에 따라 특별 제작되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전통기법을 활용하여 금속가구나 각종 생활가구 등을 만들기도 한다. 장석은 장식물에 그치지 않고 가구의 이음새를 견고하게 하고, 여닫이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또 나무의 흠을 가리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두석장 박문열 돈괴

장석 공예.
장석(裝錫)은 가구나 건조물에 붙여서 결합부분을 보강하거나,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물쇠 등 금속제 장식을 총칭하는 말로서 기능적 역할에 장식적인 효과를 가미한다.


주로 황동으로 만들지만 좀 더 장식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백동을 쓰기도 한다. 주석이나 백동을 가열해 녹이고, 이것을 망치로 두들겨 0.5mm 두께의 판으로 늘이고, 그면을 반듯하게 다듬는다. 여기에 본을 따라 작두와 정으로 오리고 줄로 다듬고, 다시 정으로 문양을 새긴 뒤 사기 분말을 묻힌 천으로 문질러 광택을 내 완성한다.

장석의 제작도구로는 그음쇠, 끄심쇠, 망치, 모루, 깎칼, 차창, 물림집게, 정, 작두, 줄, 납판, 굴림판, 골판, 변탕 등이 있다. 그 중 정은 장석 작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로서 금속에 도안을 그리거나, 도안된 금속을 자르거나, 양감을 나타내거나, 문양을 새기거나, 위치를 표시하거나, 표시된 금속을 따내거나, 못구멍을 내는 등 다양한 작업을 위해 필요 기능에 따라 편의성을 고려하여 여러 형태로 만들어 사용한다.

쇠붙이에 문양을 새겨 넣기 위한 단단한 정을 만드는 것도 장인의 몫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정이지만 연장 하나조차 전통방식으로 손수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에서 장인의 고집이 묻어난다.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운영 중인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에서 장석반을 개설해 전통기술을 익힐 제자들을 양성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는 장인은 한 번도 전통 공예장인으로서의 삶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일본은 칼 한 자루만 가지고도 대를 이어갑니다. 우리 나라도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전통문화를 계승해 나가는 일이 중요합니다.”


월간문화재_문화유산채널뉴스_라인(수정)
월간 문화재  2018. 08+09. 제389호
<공방 순례>

글. 사진. 유성문. 여행작가

 
 

작성자 : 김태영 | 등록일 : 2019-08-28 | 조회수 :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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