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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문화재] 공방 순례 - 장인의 공방과 도구 '유기장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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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공방과 도구
 
 
‘도가니’를 올려 쇳물을 끓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鍮器匠) 김수영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공구가 개발되고 이에 따른 최첨단 기술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구와 기술이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명장(名匠)’이라 불릴 만한 장인은 예전처럼 많이 나오지 않는다. 왜일까. 도구는 장인의 몸이자 혼이다. 명장의 탄생은 결국 편리하고 예리한 도구가 아니라 그를 다루는 사람의 정신에 달려있다. 그리고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오늘도 묵묵히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장인의 공방과 도구들을 만나본다

유기장 김수영

유기장 김수영.
선대 고(故) 김근수 장인에게서 기능을 전수받은 이래 세 아들에게로 이어가면서 가업을 지켜나가고 있다.


‘안성맞춤’의 명성은 유기에서 비롯되었다. 예로부터 이름 높은 안성 유기를 갖기 위해 행세깨나 한다는 집에서는 꼭 안성 유기공방에 주문을 냈고, 잠시 설렘의 시간을 기다리면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맞춤’ 놋그릇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비단 주문 형태에 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음에까지 맞추는 일이었다.

‘안성마춤유기공방’의 김수영 장인은 선대 고(故) 김근수(1916~2009) 장인에게서 기능을 전수받은 이래 세 아들에게로 이어가면서 가업을 지켜나가고 있다. 여느 전승공예와 마찬가지로 현대화와 첨단기술에 밀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금껏 수작업을 고집하는 것도 오롯이 ‘유기를 내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만주에까지 드나들었던’ 선대의 뜻을 잇기 위해서다. 그가 사용하는 낙관도장에는 자신의 이름자(金壽榮)를 풀어쓴 시가 아로새겨져 있다.


금이 뜨거운 불을 따라 유구한 시간을 흐른다.
흐르고 흘러 마침내 형태가 되고
그 빛깔은 빛나고 빛나 영화롭게 빛난다.


김수영 장인은 요즘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제일 먼저 공방 문을 연다. 선대 때부터 사용하던 봉남동의 공방 자리에는 2012년 전시판매장과 유기박물관을 개관했고, 현재의 곡천리 공방은 20여 년의 안성공단 시절을 정리하고 2014년 옮겨왔다. 말이 공방이지 20명 안팎의 기술자들이 일하는 중소 규모의 공장에 가깝다. 공방에 들어서면 제작과정에 따라 공간이 분류되어 있고, 공정마다 사용하는 도구와 연장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유기장 도구

부질간에서 사용되는 ‘숟가락’과 ‘깃털’.
이 소박한 도구들은 우리의 전통공예가 얼마나 생활 속에 밀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유기의 제작방법은 쇳물을 부어 만드는 주조(鑄造)와 쇠를 두드려 만드는 단조(鍛造)로 나뉜다. ‘붓배기’라 불리는 주조 유기는 안성이 유명하고, ‘방짜’라 불리는 단조 유기는 평안북도 납청이 대표적이다. 주조 유기를 제작하는 과정은 번기 만들기와 쇳물 붓기를 하는 부질간 작업, 표면을 깎고 본색을 내는 가질간 작업, 표면에 장식을 더하는 장식간 작업으로 분업화되어 있다. 각 공정마다 그에 따른 다양한 도구가 사용된다.

먼저 기물 원본을 ‘향남틀’ 속에 넣고 갯토를 채운 다음 ‘방망이’와 ‘달구대’로 다지고 ‘흙칼’로 표면을 고른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형에 ‘모지래’로 물칠을 하며 무집을 붙이고 번기 주변에 ‘숟가락’으로 도랑을 파듯 물줄을 낸다. 표면의 이물질은 ‘깃털’로 제거하고 다듬어 쇳물이 잘 스며들도록 그을음질을 한다. 미리 불을 지펴놓은 화덕에 재료를 넣은 ‘도가니’를 올려 쇳물을 끓인다.

쇳물이 완성되면 ‘집게’로 들어올려 ‘부지래’로 불순물을 제거한 후 번기에 붓는다. 쇳물이 식기를 기다려 기물을 빼낸 후 가질에 들어간다. ‘가질틀’의 회전축에 ‘머리목’을 끼우고 기물을 망치질로 고정 시킨 다음 ‘질나무’를 걸쳐 점점 안쪽으로 위치를 조정한다. 기물을 돌려가며 ‘목칼’로 산화피막을 깎아내고 본색이 나올때까지 ‘평칼’로 다듬는다. 표면에 각종 길상문을 조각하는 경우에는 ‘조각정’을 ‘망치’로 때려가며 조각하고, 제기 종류는 높은 굽이나 손잡이 등을 붙이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유기장 김수영 현향로

안성 유기.
유기의 제작방법은 쇳물을 부어 만드는 주조(鑄造)와 쇠를 두드려 만드는 단조(鍛造)로 나뉜다. ‘붓배기’라 불리는 주조 유기는 안성이 유명하고, ‘방짜’라 불리는 단조 유기는 평안북도 납청이 대표적이다.


예전에 발로 물레질을 하던 가질틀 작업이나 쇠기름에 곱게 빻은 기와가루를 섞어 묻혀가며 하던 광내기 작업 등은 이제 전동이나 연마기 등으로 대체되기도 했지만 유기공방 일은 여전히 힘들고 고되기만 하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과정은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은 갈수록 중요한 도구나 부자재들을 얻기 힘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머리목으로 안성맞춤인 괴목은 이제는 어지간한 목상을 거쳐도 구하기가 쉽지 않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기용 틀을 전문으로 맞춰주던 장인은 연로하여 언제 그 명맥이 끊길지 모를 형편이다.

“어찌 세월의 흐름을 탓하겠어요. 전통의 생존과 승계를 위해서는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등 대체재를 꾸준히 찾으면서 그에 대비하고 있지요. 아이들에게도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대중성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 개발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월간문화재_문화유산채널뉴스_라인(수정)
월간 문화재  2018. 08+09. 제389호
<공방 순례>

글. 사진. 유성문. 여행작가


 

작성자 : 김태영 | 등록일 : 2019-08-28 | 조회수 :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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