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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칼럼

제천의 단양팔경-옥순봉(명승 제48호) 스크랩

작성자
김학범
작성일
2012-03-09
조회
8734


제천의 단양팔경-옥순봉(명승 제48호)

옥순봉은 단양팔경 여덟 곳 중 유일하게 단양에 소재하지 않은 팔경이다. 옥순봉은 제천시의 행정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청풍 땅에 속해 있었는데 행정구역 개편으로 청풍이 제천에 속하게 되었으므로 원래부터 옥순봉은 단양에 소재했던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순봉은 분명히 단양팔경의 하나다.

옥순봉은 단양팔경 중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경승이다. 예전에 단양으로 가는 길은 육로보다는 수로가 우선이었으므로 남한강 물길을 따라 충주에서 단양으로 올라가다 보면 청풍을 지나게 된다. 청풍에서 단양으로 진입하는 경계에 옥순봉이 위치하고 있다.

옥순봉도(단원)
단원 김홍도가 단양의 산수를 둘러보고 그린 그림으로 ’병진년화첩’에 수록되어 있으며 현재 호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엄치욱의 옥순봉도
진경산수를 즐겨 그린 조선 후기의 화가 엄치욱이 그린 옥순봉도.
엄치욱은 단원과 겸재의 영향을 많이 받은 화가로 알려져 있다.

옥순봉이 단양팔경에 속하게 된 것은 조선 명종 때 이황이 단양팔경의 하나로 명명하면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황은 단양팔경을 정하면서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구담봉 등 일곱 개의 경승지에 옥순봉을 꼭 포함시켜야 단양팔경이 제대로 구성될 것 같았다. 당시 단양군수로 있던 이황이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 달라고 청풍부사에게 청하였다. 그러나 청풍부사는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이황은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이곳을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후일에 청풍부사가 옥순봉을 찾아가 각자를 보게 되었는데 글씨가 힘차고 살아 있어 누구의 글씨인가 하고 물었다. 이황의 글씨라는 대답을 듣고 감탄하여 옥순봉을 단양에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옥순봉이 단양 땅에 속했던 기록이나 역사는 없다.

장회나루에서 배를 타고 구담봉을 지나 청풍방향으로 내려오면 희고 푸른 바위들이 마치 하늘을 향해 우뚝우뚝 솟아오른 신비한 총석(叢石)을 만나게 된다. 돌기둥처럼 생긴 석봉들은 비가 갠 후 옥과 같이 푸르고 흰 대나무 순이 돋아 난 듯 하다고 해서 옥순봉(옥순봉)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황은 옥순봉을 중국의 소상팔경보다 더 빼어난 경승이라고 극찬하면서 「단양산수기」에서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구담봉에서 여울을 따라가다 남쪽 언덕을 따라가면 절벽아래에 이른다. 그 위에 여러 봉우리가 깎은 듯 서 있는데 천 길이나 되는 죽순과도 같은 바위가 높이 솟아 하늘을 버티고 있다. 그 빛이 혹은 푸르고 혹은 희며 등나무 같은 고목이 아득하게 침침하여 우러러 볼 수는 있어도 만져 볼 수는 없다. 이 바위를 옥순봉이라 한 것은 그 모양에서 연유한 것이다.”

해발 283m의 옥순봉은 청풍호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옥순봉이 수직으로 된 절벽을 형성하게 된 것은 수직절리가 발달한 화강암에 하천의 침식작용이 지속되어 단애가 형성된 것이라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화강암지대에서 많이 나타나는 모습으로 금강산이이나 설악산과 같은 명산의 기암괴석이 대부분 화강암에 속하는 바위이다.

옥순봉 근병
정면에서 바라본 옥순봉의 모습. 수림이 무성한 여름의 풍광이다.

옥순봉-부분
대나무의 죽순이 땅에서 힘차게 올라온 것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마디가 있는 바위가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옥순봉은 소금강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비경이다. 청풍호를 가로질러 놓인 옥순대교에서도 바라보이는 옥순봉은 구담봉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보면 병풍을 접은 것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하류 쪽으로 내려오면서 보면 병풍을 편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조선 명종조의 황준량은 “조각배에 탄 사람이 병풍 속으로 들어간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조선 정조임금으로부터 연풍현감에 제수되었던 단원 김홍도는 단양의 아름다운 산수를 그리기 위해 청풍의 남한강 가를 거닐고 있었다. 그는 옥순봉을 수없이 바라보았다. 단원은 1796년 ‘옥순봉도’를 ‘병진년화첩’에 남긴다. 마치 금강의 암봉과 같은 봉우리들이 수직으로 하늘을 떠 받치 듯 화폭을 구성하고 있다. 엄치욱, 이운영 등의 화가들도 신비스런 옥순봉의 모습을 그림으로 오늘에 전하고 있다.

옥순봉-측면(하부)
아래쪽에서 바라본 옥순봉의 모습.
충주댐의 조성으로 수위가 높아져 옥순봉의 우뚝한 느낌이 예전보다는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

옥순봉-축면(상부)
남한강의 상류에서 보면 옥순봉의 돌기둥이 다발로 뭉쳐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멀리 새로 놓인 옥슌대교가 시야에 함꼐 들어와 옥순봉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옥순봉은 기이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조선시대 여러 문헌 및 지리도서에 나타난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연산군 때 문신 김일손(金馹孫)도 이곳을 탐승하면서 절경의 협곡을 극찬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단양 일대의 경승지를 소개하고 있는 자료에는 ‘기묘한 산봉우리들이 조화의 묘를 다하여 금강을 방불케 하고 산봉우리가 이어진 산형이 절묘하며 산세의 기복과 굴곡이 자유분방하여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중환은 「산수록」에 ‘옥순봉은 수많은 봉우리가 온전히 돌로 되어 있으며, 우뚝 솟아 마치 거인이 손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이곳의 뛰어난 경치를 기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지도서」,「해동지도」,「1872년지방지도」,「대동여지도」 등 과 같은 지리도서에도 옥순봉이 표기되고 있어 옥순봉은 이곳 지형의 중요한 랜드마크의 기능을 한 경관요소임이 틀림없다.

옥순봉-원경
만수위가 형성된 청풍호의 푸른 물, 옥순대교, 주변 산이 함께 옥순봉과 어우러진 풍경

충주 댐이 건설되기 전 옥순봉 아래에는 흰모래로 된 백사장이 펼쳐 있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더욱 아름다운 절경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충주호의 건설로 인해 옥순봉과 구담봉의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게 되어 옛 모습은 다소 변한 상태이며, 강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지점도 댐을 막기 전보다는 약간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호수의 수면이 넓어져 수직으로 선 봉우리와 조화를 잘 이루게 되었고, 또한 호수의 수운이 유리해 짐으로써 강위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수상에서 조망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이 조성되었다.

글, 사진=김학범
현 한경대 조경학과 교수, (사)한국전통조경학회 고문
전 문화재위원, 지정문화재 조경 수리기술자
저서 <마을숲>, <문화재 대관 명승>
보고서 <명승 우수자원 지정 정밀조사>
’김학범의 역사문화명승’ 소개
아름다운 우리나라 금수강산에는 수 없이 많은 명승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는 명승은 자연명승과 역사문화명승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명승에 대한 문화재지정기준이
새롭게 확대되면서 고정원, 별서원림, 동천, 구곡, 팔경, 옛길, 전통산업경관 등 다양한 명소들이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새롭게 지정되기 시작한 역사문화명승을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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