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링크

문화유산기자단

한성외국어학교 학생의 일기_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2018-05-09 스크랩

지난 4월 28일 토요일, 제4회 궁중문화축전이 성황리에 개막을 했습니다. 4대궁과 종묘에서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관람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올해로 9년째 진행되고 있는 행사인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덕수궁 정관헌에서 재현하는 궁궐행사인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는 대한제국의 황제였던 고종이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을 접견하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2018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는 관람객이 외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고종황제가 세웠던 <한성외국어학교> 학생들이 되어 외국공사와 고종황제의 접견의례를 참관하게 되는 1900년대로의 시간여행입니다. 먼저 다녀온 한성외국어학교 선배의 견학일기를 통해 행사를 맛보고 올까요?

일천구백년대의 어느 화창한 날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대한제국의 외국공사 접견례에 우리 한성외국어학교 학생들이 참관하게 된 것이다. 근대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세계의 여러 나라들과 동등한 외교를 펼침으로써 자주 독립국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이 나라, 대한제국의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어젯밤부터 설레 잠도 설쳤다. 덕수궁의 정관헌에서 시작되는 의례에 참관하기 위해 미시(未時:13:30~14:30)에 정관헌 앞으로 모였다. 접견례는 곤시(坤時:14:30~15:30)로 넘어갈 때 즈음 시작하지만, 참관 인원이 100명으로 제한되어 지각생들은 참관하지 못했다. 학생증으로 확인절차 후 정관헌에 들어서니 대한제국의 훈장 가운데 최고 훈장인 대훈위금척대수장을 우리 학생들에게 나눠주셨다. 황제께서 훌륭한 외교관이, 통역관이 되라고 친히 하사하신 것이다. 황제의 아낌없는 마음 알았으니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 동지들도 같은 마음인지 선생님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며 행사 내내 온몸으로 감사를 표했다. 과연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대한제국의 사람들이었다. 조선 임금이 입던 빨간 곤룡포와는 다른 노란색의 황룡포를 착용하신 황제의 풍채는 위신이 넘치시니 어느 공사 앞에서도 그 품위를 잃지 않으셨다. 특히 미국공사가 황제를 접견해서 한성전기회사 덕에 종로민가에 전등을 달아 종로가 밝아졌다는 말에 다행이라며 지으신 사람 좋은 웃음이 기억난다. 한성외국어학교 출신 어역참리관 선배님께서 황제와 공사를 이어주는 통역을 깔끔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훗날 통역사로서 저 곳에 서는 내 모습을 그려 보았다. 모든 접견이 끝난 후에는 감동에 젖어 선생님을 붙잡고 면담신청을 했다.

한성외국어학교 선생님, 박광일 선생님과의 면담

Q_어쩌다가 한성외국어학교 교사로 초빙되셨나요?
A_역사 답사를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러 지역을 답사하는데 이 곳 덕수궁의 정관헌도 자주 답사 한 곳 중 하나입니다. 마침 문화재청 관련 프로그램을 여럿 한 바 있고 그런 모든 것들이 계기가 되어서 재작년, 작년에 이어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한성외국어학교 교사가 되었네요.(웃음)

Q_오늘 첫 수업을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A_어려웠습니다. 작년보다 어려웠던 것 같은데요?(웃음) 사실은 올해부터 우리나라 외교가 잘되고 있잖아요. 그전에는 외교에 관해 부족한 부분을 이런 역사를 통해서 교훈 혹은 변화 가능성의 메시지를 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잘하고 있잖아요?(웃음)

Q_첫 수업의 학생들 반응은 어땠나요?
A_좋았어요. 앞에서 뭔가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으면 반응을 바로 하거나 좋아하시는 것 같더군요. 첫 수업의 학생들 반응이 좋았습니다.

Q_외국공사 접견례 행사가 갖는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_재현행사 중에도 말씀드렸지만, 첫째로 대한제국이 소위 말하는 자주외교를 펼쳤다는 사실, 둘째로 자주외교를 통해 근대로 들어섰다는 사실을 이 행사를 통해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시간적으로 보지만 사실 근대라는 시간은 공간적인 확장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우리나라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한제국 자체는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요.

Q_앞으로 남은 수업에 대한 각오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A_더 재밌게! 더 유익하게! 역사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선생님과의 면담 후엔, 즉조당 앞 마당에서의 연회를 즐겼다. 지각해서 정관헌엔 들어오지 못했던 동지들도 즉조당으로 모여 요새 인기가 엄청나다는 서양식 군악대 연주를 눈앞에서 보고 들었다. 멀리서 각국 공사들이 입장해 학생들에게 손 인사를 건네는데 말쑥한 신사였던 프랑스 공사와 눈이 마주쳤다. 외국인은 아직도 신기하다!! 어쨌든, 군악대 연주부터 검무(劍舞), 사자춤, 포구락까지 눈과 귀가 즐거운 행사가 가득이었다. 흥겹게 춤을 추는 사자는 어찌나 귀여웠던지. 또 어여쁜 무용수 언니들이 채구(彩毬:나무로 만든 공)를 풍류안(風流眼:포구틀 위에 뚫린 구멍)에 넣는 놀이형식의 춤인 포구락을 추는데 벌칙으로 얼굴에 붓질을 해도 어떻게 저리 예쁠 수가 있는지. 보는 이도, 추는 이도 모두가 즐거운 축제였다. 외국공사들의 취향을 배려하면서도 그 속에 우리의 것을 융화하고자 한 대한제국의 부드러운 위엄을 행사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

댓글등록 비밀댓글

(0 / 300)

전체댓글수: